의료진이야기
작은 생명을 지키는 에너자이저 - 태아치료센터 원혜성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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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사진을 꺼내 든 예비 엄마가 태아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손바닥 보듯 또렷이 볼 수 있는 것은 생명에 대한 본능적 사랑 때문일 것이다. 뱃속의 아이 한 명 한 명을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원혜성 교수는 타고난 산부인과 의사다.”
초음파를 통한 정확한 산전 진단과 태아 치료로 임산부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는 최고의 의술뿐 아니라 자상하고 세심한 배려로 예비 엄마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의사다. 그래서인지 임산부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와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에는 유독 원 교수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글이 많다.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원혜성 교수가 산부인과 전임의로 있던 1995년, 당시 태아의 심장이나 장기이상 등을 진단하던 곳은 산부인과가 아닌 영상의학과 (당시 방사선과)였다. 산부인과에서도 산전 초음파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원혜성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방사선과 교수였던 유시준 박사 (現 캐나다 토론토 어린이 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 초음파를 배웠다. "산부인과 진료를 보고, 식사 시간을 아껴서 초음파 책의 한 챕터를 읽은 다음 초음파실로 뛰어 내려가면, 마침 그 챕터에서 다뤘던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스승 유시준 박사의 기억 속에 원혜성 교수는 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모인 지원자 중 가장 유능하고,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쏟아낸 제자였다.
2002년, 세계적인 태아치료전문기관인 미국 UCSF (캘리포니아대학병원)으로 연수를 가게 된 원혜성 교수. 그곳에선 이미 태아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와 양(sheep) 실험을 통해 신경관결손의 태아치료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소아외과의사로 구성된 센터의 유일한 아시아 출신 여자 산부인과 의사였던 그는 그곳에서 'sheep's mom(양 엄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실험용 양의 자궁을 빠르고 깔끔하게 닫는 그의 봉합 실력을 보고 이후 모든 양 수술의 봉합을 그에게 맡겼기 때문이었다. "의대에 오기 전엔 손재주 좋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의대에 들어와서 타이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밤새도록 연습을 했다. 하고 싶은 일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황무지와 같던 태아치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국내 최초의 태아치료센터 개소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도 모두 그런 끈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숱한 연습의 결과라고 말했지만 한 가지를 향한 열정과 끈기는 타고나지 않곤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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