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소식
제목 : 소아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국내 첫 1,000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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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01.23 | ||
소아 췌담관질환 진단부터 치료까지 내시경으로 한 번에··· 합병증 6%, 생존율 100%1994년 국내 첫 소아 ERCP 성공··· 오랜 경험 노하우로 최근 연 50건 시행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 “불필요한 수술 최소화해 삶의 질 높여”
▲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가운데)팀이 1,000번째 소아 ERCP를 시행하고 있다
반복적인 복부 통증을 앓던 두 살배기 김 양은 담관이 풍선처럼 확장되는 총담관 낭과 총담관결석 및 췌담관기형을 진단받았다. 췌담관결석은 제거가 어려운 곳에 위치해 수술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총담관 낭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했으나 췌장의 염증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는 수술이 불가했다. 아이는 통증이 심해 매일 금식하고 진통제를 먹어가며 버텨야하는 상태였다. 이에 김 양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을 받았다. 내시경 카테터로 총담관결석을 제거해 환아의 통증이 호전됐으며 염증 수치가 낮아졌다. 또한 ERCP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한 췌담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총담관 낭 제거 수술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었다. 김 양은 입원 10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췌담관의 결석과 염증, 협착 등 성인의 췌담관질환 치료에 주로 시행되는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 Pancreatography)은 체격이 작은 소아에서는 시술이 더욱 까다로운 만큼 숙련된 의료진의 노하우가 필요한 고난도 내시경 기법인데,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소아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1,000례를 국내 최초로 달성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팀은 췌담관질환을 앓는 어린이를 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치료까지 한 번에 시행하는 소아 ERCP를 1994년 국내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시행한 이후 최근 1,000번째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ERCP는 성인에서도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고난도 시술로 알려져 있지만, 소아는 성인보다 시술이 까다롭고 시술 전후로도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ERCP를 받은 환아를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합병증인 경미한 췌장염 발생률은 6% 내외였으며 생존율은 100%였다.
담도와 췌장은 복잡한 구조와 위치적 특성 때문에 검진이 쉽지 않고 질환을 감별하기가 어렵다. ERCP는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해 담관과 췌관의 출구인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조영제를 주입한 뒤 췌담관의 구조와 병변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결석을 제거하거나 괄약근 절개, 스텐트 삽입 등의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ERCP는 내시경만으로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시행할 수 있어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적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 전 ERCP를 시행해 담도염, 췌장염 및 황달을 호전시키고, 췌담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진단하여 제시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상태에서 정확하고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의 경우 체격을 비롯해 각 기관의 크기가 작은 만큼 시술이 어렵다. 선천성 기형 등으로 구조가 다른 경우도 많아 시술이 까다롭고,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시술 전후로도 주의가 필요하다.
▲ 7월 21일(금)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소아 ERCP 1,000례 기념식에서 김경모 교수(첫줄 왼쪽 7번째)를 비롯한 의료진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모 교수팀은 1994년 담관의 선천성 기형을 앓던 26개월 환아를 수술 없이 ERCP만으로 치료하며 국내 첫 소아 ERCP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후 2002년에 100례, 2012년에 500례를 기록했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최근에는 한 해에만 50여 건의 소아 ERCP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ERCP를 받은 소아를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합병증인 경미한 췌장염 발생률은 6.5%였으며, 일시적인 장 마비가 9.4%, 출혈이나 천공, 패혈증 등은 각 1% 이하였다. 시술 관련 생존율은 100%를 기록했다. 원인 질환으로는 만성 췌장염이 41.6%, 총담관 낭 24.5%, 총담관결석 11% 등이었다.
김 교수팀은 소아 ERCP를 선도적으로 이끌며, 2003년에는 소아에서 중요성이 간과되던 담관성 췌장염이 소아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소아소화기영양분야의 교과서로 꼽히는 ‘소아 위장 및 간 질환(Pediatric Gastrointestinal and Liver Disease)’, ‘소아 위장병(Pediatric Gastrointestinal Disease)’ 등에 게재됐다.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췌담관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불필요한 수술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마음이 소아 ERCP 1,000례를 달성한 원동력이 됐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치인만큼, 앞으로도 소아 ERCP 분야를 선도하며 더욱 많은 환아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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