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증으로 7개 장기이식 받은 조은서양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12일 만성 장 가성 폐색 증후군(이하 만성장폐색증후군)으로 6년간 투병해 온 조은서(7살)양에게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복강 내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 7개의 장기를 국내 최초로 동시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복강 내 7개 장기의 동시 이식수술은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3개 이상의 복강 내 동시 장기이식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김대연 부교수는 “이번 수술은 국내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생존확률이 낮은 휘귀질환 환자에게 완치 가능성을 열어 준 중요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간이식의 세계적인 대가인 이승규 교수의 지도 아래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가진 장기이식팀의 역량과 협력이 중요한 성공요인이며 수술 후 밤낮없이 은서의 회복을 위해 힘쓴 의료진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이식 성공 소감을 밝히고 “은서는 늘 햄버거를 먹는 것과 다른 아이들과 같이 유치원과 학교에 가는 것을 꿈꾸던 여느 7살 여자 아이였다. 은서의 소박한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게 되어 가장 기쁘다.”라고 말했다.

만성장폐색증후군은 장운동이 없어 음식을 먹으면 토하기 때문에 칼로리의 30% 정도 밖에 흡수하지 못해 주사제로 나머지 70%를 보충해주는 것이 지금까지의 치료법이다. 전국에 환자가 10명 내외일 정도의 희귀질환으로 1년 생존율 87%, 4년 생존율 70%로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완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조 양은 2005년에 미숙아로 태어나 만성장폐색증후군으로 진행되어 4살이 되기 전 만성장폐색증으로 꼬인 위를 원상복귀 시켜주는 위염전 수술 등을 다른 병원에서 받았다. 우리 병원으로 전원 된 이후에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장 때문에 항문으로 대변을 보지 못하여 운동기능을 손실한 결장을 우회하는 대장루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후에도 반복되는 장 폐색과 몸 속 전해질 불균형, 염증 등으로 인해 복강 내 위, 간, 소장, 대장 등 주요 장기가 거의 기능을 하지 못했고 영양주사로 영양공급을 하며 하루하루 투병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주사를 통한 영양제 투여법도 간 손상, 감염, 장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났고, 조 양이 영양제 치료를 계속할 경우 심한 혈관 손상을 가져와 더 이상 주사를 맞을 혈관이 없어지므로 결국은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생존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대연 부교수는 조 양이 소화 장기 대부분의 기능을 잃었고 간 손상까지 있어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라고 판단하고, 2년 전 조 양을 장기기증센터에 등록시키고 그때부터 복강 내 거의 모든 장기를 떼어내고 이식하는 다장기이식 수술을 준비해 왔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12일 조 양과 비슷한 나이의 뇌사자로부터 장기기증이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식수술을 기다리던 김대연 부교수는 간이식및간담도외과 김기훈 부교수가 직접 적출해 온 뇌사자의 장기를 받아 이식을 진행했다.

김대연 부교수는 “소아 장기이식은 혈액형, 장기 크기 등의 문제로 성인 장기이식보다 더 어렵고 성공할 확률이 낮지만, 조 양의 경우 장기를 기증한 소아 뇌사자와 많은 부분이 적합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 양의 다장기이식 성공에는 1994년 국내 최초로 소아 생체간이식에 성공한 이후 수년간 쌓아온 우리 병원 소아간이식팀의 경험과 5년 생존율 91%라는 높은 치료 성공률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김대연 부교수가 그동안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소장이 짧거나 기능을 못하는 단장증후군으로 영양섭취가 불가능한 환자들을 위한 단장증후군 클리닉을 운영하며 영양제 치료와 소장 수술 등을 통한 치료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김대연 교수팀은 오랫동안 철저히 수술 준비를 해오면서 조 양의 1분 1초의 변화도 놓치지 않고 치료하고 수술 후 성공적인 관리가 이루어져 7개 동시 다장기이식 성공이라는 쾌거를 마침내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병원이 중환자실 관리와 중환자 치료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수술 후 환자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점도 이번 조 양의 경우와 같은 고난이도의 수술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 양은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지난 1991년 피츠버그 메디컬 센터가 처음 다장기이식을 시행한 이후 2011년까지 평균 연간 30건, 총 650건 정도의 다장기이식이 시행되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복강 내 장기이식을 받은 소아환자 중 약 30%가 다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국내에서는 다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이 아직 제정되어 있지 않다.

아산재단은 국내 처음으로 7개 다장기 이식수술을 받은 조은서양(병원보 2012년 2월 15일자 게재)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원 내용은 6개월여의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본인부담금 1억 1천만 원 중 치료비 잔액 7천만 원이다. 이 중 은서양의 부모가 중간 정산한 치료비 4천만 원은 은서양이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학자금 지원이 가능한 교육보험에 가입해 되돌려 주는 방법으로 지원했다.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은 만성장폐색증이란 희귀질환을 앓던 조은서양(7세, 여)에게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소화기 7개 장기를 동시 이식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국내 장기이식 수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장기이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