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굴은 뵐 수 없지만 편지를 통해서라도 기부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와 동생은 십여년 전에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고, 두세차례씩 수술을 하느라 많이 힘들게 자랐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유난히 추운 한파 속에도 저희 자매는 어느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2001년, 초등학교 1학년이던 제동생이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아, 치료 때문에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동생이 병원에 갈때마다 부모님은 저를 이웃집에 맡겨야만 했고, 6학년이었던 저는 어린 가슴에 아픈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보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아 서러워서 많이 울며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중, 제가 중학교 1학년이 되던 해에 저도 동생과 똑같은 질환을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두자매가 수차례의 수술과 치료를 하게 되니, 넉넉치 않았던 저희 가정형편은 더욱 나빠졌고, 동생은 뇌병변/지적장애 진단까지 받게되어 부모님은 밤낮없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하셔야 했습니다. 그러던중, 환경미화원이셨던 아버지가 2013년에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어, 저희 가족은 너무나 큰 슬픔과 아픔 속에 지내야 했습니다. 어머니도 힘든 일을 해오셨기에, 허리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게 되어, 제가 집안의 가장이 되었고, 저희 가족은 수급자가 되어 정부생계지원금과 저의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치료비와 생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사정을 잘 아시던 주민센터 사회복지사님이 서울아산병원 사회복지팀에 연계해 주셨고, 병원 사회복지팀과 상담 후에 저희는 치료비를 지원받게 되어, 당분간 치료비 걱정을 안해도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 저희 두자매에게 각각 지원금이 결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저와 어머니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저희가 지원 받은 돈은 서울아산병원 임직원들과 후원자님의 사랑이 담긴 소중한 돈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감사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밖에 없지만, 저희가 받은 큰 사랑을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며 희망을 전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곧 설날이 다가오네요. 저희 가족도 따뜻한 설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새해 서울아산병원 선생님들,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 가득한 한해 되세요.
2018년 2월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지만 희망을 품고 사는 자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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