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간부전으로 간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인 중국인 유학생이 우리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주인공은 김성(28세, 남)씨. 김 씨는 중국인 유학생으로 지난 2007년 한국에 와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동 대학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다. 선천성 간염 보균자였던 김 씨는 대학원에 진학한 후 급속히 간염이 악화돼 주거지 근처 병원에 입원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우리 병원 응급실로 왔다.
급성간부전으로 하루 빨리 간을 이식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지만, 중국인 유학생 신분이라 한국에 가족이 많지 않아 기증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던 여동생의 남편인 매제 조경운(29세, 남)씨가 간을 기증하겠다고 선뜻 나섰다. 그리고 지난 5월 18일 매제 조 씨는 처남 김 씨에게 간을 기증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팀이 집도한 간이식 수술은 장시간이 걸린 대수술이었지만 성공리에 마쳤고, 현재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퇴원해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다. 김 씨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수 억원의 수술 비용이 청구된 것이다.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 프로그램 도움으로 대학원 학업을 하고 있던 김 씨는 간이식 수술에 따른 큰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김 씨의 학교 및 주변 지인들이 모금을 했지만 금액이 턱없이 모자랐다. 김 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사회복지팀은 후원금 지원과 함께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보험 적용 방법을 찾았다.
김 씨를 면담한 사회복지팀 오세복 차장은 건강보험공단에 외국인 의료 보험 가입 가능 여부와 절차를 확인해 가족에게 안내해 주었다. 김 씨는 마침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돼 수술비 부담이 크게 줄었으며, 재단의 후원금을 통해 수술비 일부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김 씨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나에게 도움을 준 한국을 위해 남은 생애 동안 보답하며 살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진설명 : 퇴원 후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김성(가운데)씨가 주치의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윤영인 임상강사(왼쪽)와 사회복지팀 오세복 차장(오른쪽)을 만나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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