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힘으로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돼 행복해요. 하나님이 제게 세상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신 것 같아요."
희귀 난치병으로 허리가 옆으로 굽은 채 살아왔던 김다옥(17)양은 이제 혼자 힘으로 휠체어에 앉을 수 있게 됐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김양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업고 다니느라 허리를 다쳐 고생하던 아버지도 함께 치료를 받아 일어설 수 있게 됐다면서 기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0일 강원도 양구에 사는 김양 부녀가 최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김양은 태어날 때부터 희귀 난치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아왔다. 허리가 옆으로 122도나 휘어져 휠체어도 탈 수 없었다. 김양은 부모의 등에 업혀 17년을 살았다. 아버지 성준(52)씨는 1996년 딸의 병은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강원도 양구로 향했다. 김씨는 산속에 오두막을 짓고 딸의 몸에 좋다는 약초를 구하면서 간병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줄곧 딸을 업고 다니느라 허리뼈가 앞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척추전방전위증에 걸렸다.
이후 100m 이상을 한번에 걷지 못할 만큼 병세가 심해져 김씨는 모든 경제활동을 포기해야 했다. 김양이 다니는 양구여고 정태수(46) 교사가 서울아산병원이 척추 환아들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인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 부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병원에 전했다. 김양은 마침내 지난달 13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허리가 28도까지 바로잡아졌다. 아버지 김씨도 지난 3일 수술을 받고 한번에 10리를 걸어도 괜찮을 만큼 병세가 호전됐다.
김양은 휠체어에도 앉을 수 없을 만큼 병세가 심했던 지난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평균 90점이 넘었을 만큼 공부에 열심이다. 김양은 "의사 선생님이 돼 자신처럼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꿈을 내비쳤다.
국민일보 2007년 12월 10일 기사
(기사바로가기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920747253&code=11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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